두 번째 릴레이 인터뷰! 단원님 코와단 인사 올립니다💖
7월 6일은 '작은 더위'라는 뜻의 소서였는데요.
이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해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약불피즉화지(若不避則和之)'의 마음으로 단원님과 코와단, 함께 여름을 레터로 즐겨볼까요?
🖤 릴레이 인터뷰의 두 번째 주자!
베리님의 컬러풀한 뜨개 라이프
🖤 유튜브 채널 뜨쇼에서 담아준
<YARN DIGGING : 실 교환 행사> 영상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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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리님 안녕하세요! 뜨개를 언제, 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
처음 뜨개를 접한 건 목도리를 뜬 것이었고, 그 목도리를 뜨는 동안 너무 재미가 없었죠. 그렇게 뜨개가 취미라고 말할 수 없는 채로 한참을 살다 흔한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서 시작했어요.
뜨개로 옷을 만들 수가 있다고? 저게 된다고? 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21년 설 명절 연휴쯤 뜨개(사실은 푸르시오일지도 모르는 것)를 하며 고향 집에서 설 연휴를 보낸 게 제 첫 뜨개의 시작이었어요.
엄마는 어렸을 때 언니랑 제 옷도 직접 떠주던 뜨개 고수인데, 그런 고수 앞에서 저는 3단 뜨고 풀고, 10단 뜨고 풀고를 반복하며 온종일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사라져 버린 편물을 보고 마구 놀리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엄마보다 뜨개를 더 잘하는 딸내미로 성장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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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뜨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많죠. 그 중 딱 한 가지만 말한다면? |
뜨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많아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수많은 이유의 공통점을 찾자면 ‘굳이 잘하지 않아도 되는 것’ 이라는 것이에요. 물론 작품 하나를 완성해 가며 늘어가는 실력이 기분 좋고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도 대단하지만 뜨개는 모든 과정마다 성과를 누릴 수 있는 부분이 소소하게 많아요. 뜨개실을 고르는 순간은 고민되지만 예쁜 실을 고르고 나면 ‘어떻게 이렇게 찰떡 같은 실을 잘 골랐을까?’ 싶고, 뜨다가 틀려서 푸르시오를 하게 되면, ‘푸르시오를 마음먹은 나의 결단력 너무 멋져!’ 이럴때도 있어요.
혹시라도 다른사람과 비교해서 옷을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는 것 같고, 다른사람들 작품은 가지런히 예쁜데 내 코는 삐뚤빼뚤하다는 이유로 속상할 때가 있다면, ‘겉뜨기 안뜨기밖에 못 했는데 이제 늘림도 할줄 아는 멋진 나’, ’기계는 흉내 낼 수 없는 삐뚤빼뚤한 핸드메이드의 멋에 취한다!’며 자신에게 칭찬하며 뜨개를 즐겨보시길 바라요.
지금은 여름이지만 겨울에 멋진 꽈배기 가디건을 입은 멋진 모습을 상상하며 나만의 페이스로 소소한 행복을 찾아 뜨개를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뜨개로 옷을 만들어 입고 다니는 멋진 우리 모두가 뜨개 천재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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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뜨개를 만나서 행복하다 혹은 다행이다란 마음이 들 때가 있나요? |
저는 야외활동을 너무 좋아하는 밖순이에요.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밖에 나가기 무서웠어요. 다행히 밖에 덜 나가고 집에서 뜨개를 하며 즐겁게 버틸 수 있었는데, 아마 그래서 지금까지 딱 한 번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요즘은 집에서든 카페에서든 공원에서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않고 뜨개를 하는데,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취미란 점에서 뜨개러로 사는 제 인생이 너무 행복해요.
여행을 가서도 뜨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겼는데, 작년에 혼자 독일에 갔을 때 베를린에 있는 얀샵들을 돌면서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여행을 했어요. 이것 역시도 뜨개를 하면서 얻게 된 소소한 행복들 아닌가 생각해요.
사진은 ‘wollen berlin’에서 만난 베를린 얀샵 지도에요. 아기자기하고 예쁜 뜨개실 상점을 만나고 스탭들과 뜨개로 이야기 나눈 시간이 너무 소중했어요. 얀샵투어 여행지로 베를린 매우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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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베리님이 만드신 옷들의 이름이 다 사랑스러워요. 러브앤피스, 밥풀, 버터컵 그리고 고사리라니!! 이런 이름을 붙인 계기가 있나요? |
저는 옷 이름을 제대로 짓는 데에 진심인 사람이에요. 저의 진심을 알아주시는 질문 같아서 감사해요. 작명을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이름과 옷이 서로 잘 연상되었음 하는 것인데, 이런 이유로 보통 옷을 떠서 느낌이 보이기 시작한 후에 이름을 짓게 되요.
작품별로 이름을 짓게 된 사연을 말씀드리자면 고사리 가디건은 도안작업을 거의 마치고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어느 날, 식물을 사러 갔는데 유독 고사리가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고사리가 예뻐서 산 것이고 작품과 연관시킬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가 문득 이 둘이 잘 어울리겠더라구요. 그렇게 다름 이름 후보 모두를 제치고 고사리가 낙찰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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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풀은 제가 언급한 적도 있기는 한데, 제가 닉네임으로 사용하던 이름이에요. 밥풀 가디건의 이름을 지을 때도 한참 고민하고, 여러 후보들이 있던 와중에 마치 오늘 먹고싶은 저녁메뉴를 계시받듯 후보에도 없던 ‘밥풀’이란 단어가 스쳐 가더라구요. 왜 이제까지 멀리서 찾았던 걸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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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앤피스는 기브님이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예쁘기도 하고, 큰 의미가 있는 이름이죠. 하트 패턴과 여러 케이블 무늬를 조각조각 이은 패치워크 무드의 가디건이라 love and piece이기도 하고 love and peace이기도 한 중의적 의미의 이름이에요. 럽앤피 가디건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데 그건 아마 기브님이 지어주신 예쁜 이름 덕도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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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컵가디건은 처음 작업할 때 버터 색상으로 샘플 작업을 시작했어요. 버터컵가디건을 만들던 당시엔 고사리가디건을 만들기도 전이라 내 인생에 도안작업이란 계획은 없던 때였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버터컵가디건 도안 계획이 있는지 물어봐 주셔서 도안을 만들다 보니 유독 버터란 정체성이 옷에 착 붙더라구요. 그리고 세 번째 버터컵가디건 샘플을 배색으로 진행했는데, 배색하고 보니 파워퍼프걸의 버터컵을 닮은 것 같아 여러 의미에서 버터컵으로 짓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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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 중에서 가장 애정깊은 옷 하나만 꼽자면 무엇일까요? |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지만 저에게는 고사리가디건이 애착이 가는 옷이에요. 고사리가디건은 쉽고 기본에 충실한 가디건인데요. 슬라브실로 뜬 옷이 갖고 싶었는데 도안없이 혼자 옷을 뜨는 중에 주변에서 몇몇분들이 같이 뜨고 싶다고해서 기록해 둔 걸 도안으로 만들었어요. 만든 김에 용기를 내어 도안을 공개했고, 이후 다른 작품들도 만든 계기가 되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기본 디자인이라 이렇게 많은 분들이 같이 떠 줄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고, 니터 분들이 예쁜 실로 자신만의 고사리가디건을 뜨고 자랑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멋지고 사랑스러웠죠. 저에겐 이런 벅찬 경험을 고사리가디건이 선물해 준거죠.
저의 도안을 선택해준 니터들이 긴 시간을 할애해서 뜨는 만큼 그 시간을 온전히 재밌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도안작업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책임감도 느끼고 뿌뜻함도 느끼는데요. 이 모든 감정을 느끼게 해 준 고사리가디건은 낳아본 적은 없지만 소중한 장녀 같은 존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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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인스타그램을 보면 뜨개옷을 정말 많이 완성하셨더라고요.(열정이 대단하세요!) 가장 좋아하고 즐겨입는 옷은 무엇인가요? |
싫증을 잘 느끼는 타입이라 오랜 기간 뜨개를 해왔다는 것이 스스로 놀라워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뜨개옷을 만들었죠. 지금까지 많은 옷을 떴지만 사실 빠르게 완성하는 편은 아닌데요. 그만큼 예쁘고,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기 때문에 빨리, 많은 옷을 뜨고 싶은 욕심은 없는 편이에요. 대단히 크고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뜨개를 즐긴 것이 오랜기간 뜨개를 하게 만든 원동력같아요.
즐겨 입는 옷은 두루미 디자인의 탠저린 스웨터를 가장 좋아하고 자주 입어요. 돌이켜보니 탠저린 스웨터도 오랜 기간을 떴더라고요. 5월에 캐스트온해서 9월에 완성했는데 오래 떠서 그런지 추억이 많은 옷이고 완성하고 나서도 마음에 쏙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질리아트실로 뜨고, 좋아하는 색깔로 만들어서 그런지 제가 보기에 가장 애착이 가고, 예쁘다는 말도 많이 들은 옷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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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베리님의 피드를 보면 귀엽고 밝아요. 가장 좋아하는 색이 궁금해요. |
밝은 사람으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알록달록한 컬러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옷장에도 검은색 옷은 거의 없는 취향의 사람이랍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이에요! 계절도 여름을 제일 좋아하는데, 청량한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에 비치는 컬러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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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계획으로는 지금까지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역시나 제 취향이 담긴 스웨터를 기획하고 있어요. 겨울 실을 좋아하다보니 겨울 실로 포근한 느낌의 스웨터를 여름부터 미리 여유 있게 작업하고 있어요. 장기적인 계획이란 거창한 목표보단 하루하루 제 취향이 담긴 뜨개를 계속 이어가며 저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싶어요. 그래서 결국엔 “베리니팅의 색깔이 묻어있다”라는 말을 계속 듣고 싶어요.
도안작업 말고도 다른 작가님들의 예쁜 작품도 뜰 예정이랍니다. 다소 즉흥적이지만 지금처럼 즐기면서 제가 입고 싶은 옷 뜨면서 뜨개 라이프를 이어가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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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님의 이야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베리님이 지목하신 다음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도 기대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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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5일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렸던 뜨개실 다시쓰기 행사를 유튜브 채널 뜨쇼에서 담아주셨어요!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던 단원님이 계시다면, 이 영상으로 대리만족하는 건 어떨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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